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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비즈니스와 내 쥐젖

오늘 하루

by 지지에이치 2023. 11. 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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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급행을 타고 신논현역에서 하차했다.

수많은 인파를 헤쳐나가며 두리번거리다 찾은 곳은 바로 3번 출구.

예전에 회사를 다닐 때는 가지 않던 방향이다. 간혹 만남이 있을 때나 논현동 먹자골목으로 가기 위해 드나든 출구다.

 

하지만, 이제 회사를 다니지도 않고, 신논현역을 올 이유도 찾기 힘들다.

 

그래도 찾아온 이유는 바로 성형외과.

갑자기 생겨난 쥐젖들을 제거하기 위해 예약을 하고 찾아왔다.

 

도보로 50m 정도 걸었을까? 드디어 나타난 결전의 장소.

1층에는 여느 병원 건물과 마찬가지로 약국이 버티고 있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나갈 때 기념품을 꼭 사게 만드는 동선이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린다.

예약한 병원의 층수를 보기 위해 엘리베이터 한켠의 건물 정보를 보는데 모든 층이 성형외과다...

심지어 하나의 이름으로 여러 층이 사용되고 있다. 기세가 대단하다.

 

드디어 "띵~"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는 예닐곱 명의 사람이 내린다. 하지만 들리는 말은 외국어...

아침 11시 예약인데도 벌써부터 수술이든 시술이든 목적을 마친 사람들이 내린다.

정말 말로 형용하기 힘든 장면이었다.

 

4명의 얼굴은 모두 팅팅 부어있었고...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해서 앞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기차놀이라도 하듯이 조심조심 그들의 언어로 대화를 하며 내 앞을 지나간다. 그리고, 통역가 신분증을 목걸이로 건 병원 직원이 문 앞까지 안내를 해준다. 그들이 잘 나갔는지 보지는 못했지만, 통역가는 금새 엘리베이터로 돌아왔다.

 

짧았지만 놀라운 순간이었다. 평생 기억에 남을 장면이었다.

 

난 예약한 병원의 층수를 누르고 병원에 도착했고, 예약 확인 후 잠시 기다렸다.

직원 데스크와 작은 로비 그리고 화장실까지 모든 시설이 마치 새것 같았다. 관리도 잘되는 듯이 보였다. 기분이 좋다. 오늘은 수십여 개의 쥐젖들과 작별을 고하는 날이니까... 깔끔하게 제거될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마취와 간단한 레이저 시술 후 나의 목에는 상처 보호용 패치가 붙어있다. 괜찮다. 쥐젖들은 모두 사라졌으니...

조금만 지나면 내 목은 다시 깔끔해질 것이다. 

 

난 눈이 붓지도 않아서 멀쩡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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